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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가구 구매시 주의할 점

유용한정보|2018. 5. 18. 16:35

예전에 가구점에서 근무할 때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가구를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블로그에 올려봅니다.

 

가구는 10년 이상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원목가구가 대중화되면서 품질의 차이만큼 가격도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원목으로 제작된 가구를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연 소재인 원목의 경우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저가의 제품과 다르게 소재와 공정의 특징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소지도 높은 편입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일을 많이 목격한 입장에서 원목가구를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정리해봅니다. 처음 가구를 장만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 실제 배송사진을 보고 구매하라.

 

가구점의 경우 보통 천장이 높고 설지 공간이 넓어서 가구의 크기가 실제보다 작게 느껴집니다. 또한 조명 시설을 사용하기때문에 제품 본래의 컬러나 분위기를 알기 어렵습니다. (흠집이 좀 있어도 조명에 가려서 안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매장에서의 모습만 보고 구매를 하게되면 실제로 배송을 받았을때 집 안의 분위기와 공간의 크기 등과 맞지 않아서 난처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매장에 설치된 모습도 보고, 따로 실제로 다른 고객의 집에 배송된 모습도 요청하셔서 보고 구매하시길 권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구점의 경우 설치 완료 당시에 사진을 촬영하게 됩니다. 홍보용으로 쓸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차후 발생하게될 AS요청에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찍게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서 근접 촬영을 한 뒤에 컴퓨터로 확대하면 디테일한 부분까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실제 설치 사례도 이미지로 보유하고 있으니 꼭 확인하시고 결정하는게 좋습니다.

 

2. 설치 완료 후 꼼꼼히 확인하라.

 

보통 매장에서 원목가구를 구매하면 전시된 제품을 배송하는게 아닙니다. 같은 디자인으로 공장에서 새로 제작해서 배송 후 설치를 하게됩니다. 그러면 자신이 직접 본 제품과 배송된 물건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배송을 받고 집 안에 원목가구를 설치하면 꼼꼼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때 작업자의 숙련도, 공장의 일정 등의 이유로 전시된 제품과 다른 품질의 원목가구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 년간 신뢰를 쌓아오던 공장의 제품이 인기를 얻게되면서 품질이 낮아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즉, 일감은 늘어나는데 사람은 늘리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그만큼의 숙련도를 가진 인력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죠.) 예를들면 페인트 칠이 제대로 마감되지 않은 상태로 출고되거나 집성목임에도 불구하고 제작 과정에서 판이 갈라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수평이 맞지 않아 서랍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경우도 많았죠.

 

그러므로 원목가구를 배송받으면 배송기사가 자리를 떠나기 전에 구석구석 잘 살펴서 흠집이 있거나 수평이 맞지 않는 등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셔야됩니다. 그 때 확인하면 배송 과정의 실수 혹은 제작 과정의 실수이기 때문에 환불이나 교환을 받을 수 있으나 배송 기사가 떠난 뒤에 발견하면 그 책임소재가 소비자에게 있을 수 있어서 원활한 처리를 받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고객이 TV를 옮기다가 가구를 찍었으나 당시에는 확인을 못 하고 2달 정도 지난 뒤에 찍힌 자국을 보고 바꿔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의 경우 원가의 3배 ~ 5배 장사를 하기때문에 교환을 해줘도 금전적인 타격이 없으나 개인 간판을 걸고 하는 소매 가구점의 경우에는 마진의 폭이 1.5 ~ 2배 정도라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밝혀서 처리를 해야됩니다. 그러므로 서로 불편한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배송 당시에 가구를 확인해야됩니다.



 

3. 원목식탁의 경우 겨울에 구매하지 마라.

 

한국은 필요 이상으로 겨울에 보일러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실내 온도가 실외와 큰 폭으로 차이가 나죠. 보통 가구가 제작되는 공장이나, 보관되는 창고, 심지어 전시를 하는 매장에서도 그 정도로 온도를 높게 유지하지 않습니다. 나무가 틀어지거나 갈라질 위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겨울에 원목식탁을 구매하면 거의 반 이상은 갈라지거나 터지게 됩니다. (차가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따뜻한 곳에 설치되니 나무가 터지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때문에 서로 감정만 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급적 원목식탁은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이가 크지 않은 봄에서 가을 사이에 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가급적 겨울과 멀리 떨어지는게 좋습니다.)

 

사실 원목가구의 경우 설치된 장소의 환경에서 오랫동안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환경의 습도와 온도에 적응을 하게됩니다. 늦 봄에서 여름에 집에 설치가되면 적어도 3 ~ 4개월은 큰 온도 차이가 없는 환경에서 사용됩니다. 그 상태에서 겨울이되서 보일러를 가동하더라도 실내 온도에는 큰 차이가 없어서 나무가 터지거나 갈라지지 않습니다. (겨울의 경우 실외 온도는 영화 10도 이하고 실내 온도는 영상 20도 이상이기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합니다.)

 

누구의 책임도 아닌 문제라서 감정만 상할 수 있으니 스케쥴 조절이 가능하다면 원목식탁은 겨울이 되기 전에 구매하는게 좋습니다.

 

4. 브랜드보다 제품을 보고 구매하라.

 

가구점에서 근무하면서 제일 놀랐던 부분은 '가격'과 '품질'이 정확하게 정비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진리는 제조사가 '브랜드'화되어 '백화점'에 입점하는 순간에 깨집니다. 품질은 떨어지고 가격은 올라가는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주변 사람들이 가구를 알아본다고하면 무조건 '브랜드'는 피하라고 말합니다. 250짜리를 500에 사고싶지 않다면 브랜드는 피해라. 이게 제가 하고싶은 말입니다.

 

※ 가구점에 근무할 당시에 중소기업으로 꽤 튼튼한 원목가구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가격대가 살짝 높았지만 품질이 너무 좋아서 하자나 AS가 발생하는 일이 적었기때문에 물건을 받아서 팔았죠. 그런데 그 업체가 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성장을 하면서 도매가격을 올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100% 원목을 쓰던 제품을 합판과 혼용해서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이 거래를 끊었던 적이 있네요. 그 후 그 업체에서 떡판을 유통하는 일도 하더군요. 이미 저와 떡판 담당자는 알만큼 다 아는 상태였는데 저희 매장에서 영업을 하셨어요. 그런데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2배는 더 높게 도매가를 부르더군요. 담당자가 그 사장님께 한마디 했습니다. '사기를 치려면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한테나 치세요.' 백화점에 입점하는 가구 브랜드의 수준입니다.

 

일반 소매점의 경우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때문에 마진 자체를 브랜드처럼 붙일 수 없습니다. 일반 브랜드의 경우 매장에가면 아주 넓은 공간에 고가의 가구들을 드문드문 전시하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마진이 크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 가구들을 분위기있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진의 폭이 적으면 빽빽하게 채워야됩니다. 한번 들어온 손님이 뭐라도 하나 들고 나가야되거든요. 이게 가장 판별하기 쉬운 기준입니다.

 

만약 브랜드가 가구 제작을 직접 한다면 이 공식이 틀리겠죠. 하지만 자기들이 무슨 수로 제작을 할까요? 한국의 시장은 유통이 돈을 버는 시장입니다. 시몬스, 에이스 모두 한 집안 형제잖아요. 외국에서 제작한걸 총판을 따와서 마진 붙여서 파는겁니다. 자기들이 제작을 안해요. 그 외에 다른 브랜드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유통으로 마진 장사를 하는거지 가구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공식은 진실입니다.

 

모 브랜드에서 파는 소파는 국내에 소파 공장에서 제작되는 제품입니다. 그 브랜드의 엠블럼이 붙어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만 있을뿐 동일 제품이지요. 그 제품의 도매가는 190만원, 일반 소매 가구점에서 판매가는 270만원입니다. 그리고 브랜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490만원입니다. 이게 가구 시장의 현실입니다.

 

그러니 좋은 가구를 제 값에 잘 사고 싶다면 브랜드 매장을 돌아다니지말고 지역에 있는 일반 소매 가구점을 찾아다니세요.

 

5.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하는 곳은 피해라.

 

경쟁사 중 한 곳이 프랜차이즈로 간판을 걸고 운영하는 저가형 가구 매장이었습니다. B급 분위기의 간판과 상호명을 사용했는데요. 그 곳과 제가 일했던 가구점은 사실 타겟 고객의 층이 달랐습니다. 그 쪽은 저가형 완제품 가구를 팔았고 우리 가구점은 중간 정도의 가격대로 안내되는 제품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공동구매 시장이 열리면서 그 경쟁사가 저희 제품을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 가구를 제작하는 공장에서는 보통 지역별로 1개의 매장에만 제품을 공급합니다. 그게 상도덕입니다. 왜냐하면 동일 제품을 마구 뿌리면 양심의 크기에 따라 장난질을 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위에 말한 경쟁사입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구할 수 없는 저희 매장 제품을 타 지역의 지인을 통해서 매장에 전시하고 저희 매장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A 매장은 100만원에 파는데 우리는 80만원에 판다.'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만큼 마진을 많이 봤을까요? 아닙니다. 그 경쟁사는 1~2가지 제품만 편법으로 전시하고 저희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그 제품에서는 손해를 각오한거죠. 대신에 다른 제품에서 마진을 많이봐서 메꾸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보통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하는 매장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다 일이 한번 터졌죠. B라는 공장에서 4인용 리클라이너 소파를 공급받았습니다. 공급가는 55만원입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마진 폭을 줄여서 85만원에 판매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제품이 하자가 너무 많아서 AS 요청이 계속 들어왔기에 결국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경쟁하던 가구점에서 그 리클라이너 소파를 받아왔습니다. 저희 매장에서 팔다가 버린걸 몰랐던거죠. 4인 사이즈에 리클라이너 기능이 있으니 마진을 보기에 아주 좋은 제품이었거든요. 결국 그 매장은 행사가 180만원, 공동구매가격 130만원에 그 소파를 팔다가 저희 매장에서 몇 달 전에 85만원에 팔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양아치 짓거리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비슷한 제품은 손해보면서 싸게팔고 자기들 제품은 3배, 4배 장사를 한게 들킨거죠.

 

※ 많이 깍아주는 곳을 피하면 됩니다. 마진이 별로 없는곳은 손님이 안 깍아주면 그냥 다른데로 가겠다고해도 못 깍아줍니다. 그런데 이미 마진 폭이 충분한 곳은 팍팍 쳐주죠. 가격표가 의미가 없는 곳은 그만큼 가격과 품질 모두 믿을 수 없는 매장이라는 뜻입니다. 적어도 MDF 로 만들어 색깔만 예쁜 가구를 사는게 아니라 원목가구를 사는거라면 품질이 좋고 마진 폭이 낮은 일반 소매 가구점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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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험, 가구, 대출 등의 업체에서 일을 하면서 착하고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실패하는 상황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 이유로 전 솔직히 소비자의 권리 따위에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가끔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 의해서 나쁜 업체가 인기를 얻는게 싫어서 이런 글을 적었습니다. 말을 아주 재미있게하고 사람 혼을 빼는 영업사원들을 보면 기분이 묘했습니다. 말도 정말 잘하고 매력도 넘치는데 왜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다 거짓말인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심지어 경쟁사 영업사원이 제가 블로그에 정리한 글의 내용으로 손님께 설명하더군요. 제품이 다른데 아무말이나 막 하고 있었습니다. 손님들은 좋아하더군요. 그저 허우대 멀쩡하고 말 잘하니 거짓말만 잘해도 밥은 먹고 살더군요.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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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많이 알아야됩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제대로 아는게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가 파는 물건이 어떤 소재로 제작됐는지, 어떤 공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는지, 그 소재의 특성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아무말이나 뱉으면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서 물건을 파는 경우가 상당히 많죠. 하지만 돈을 내고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입니다. 힘들게 번 돈을 아무렇게나 쓰면 안되죠.

 

마지막으로 홈쇼핑 가구에 대해서 간략하게 생각을 말해봅니다.

 

유명 브랜드에서 홈쇼핑에 입점해서 소파나 침대를 파는걸 본 적이 있을겁니다. 그 물량을 감당하려면 수제 제작은 안됩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거죠. 그래서 디자인은 단순합니다. 방송을 볼 때는 천연가죽이고 4인용이고 24개월 무이자 할부도 되니까 부담이 없어서 주문하지만 막상 쓰다보면 싼티가 너무 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그 가격에서 방송 입점비용과 수수료, 회사 마진까지 남기려면 최대한 비용을 줄여야되거든요. 다른건 몰라도 홈쇼핑에서 가구를 구매할때는 이런 부분은 감안하고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세상에 있는 어느 장사꾼도 100만원짜리를 100만원에 파는 경우는 없습니다. 싸구려를 비싸게 살 생각하지말고 좋은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구매할 생각을 하는게 좋은 원목가구를 가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섞어서 쓰다보니 상당히 글이 난잡해졌습니다. 다 읽는 분들은 없겠죠.

 

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의 대부분은 목적성을 갖기때문에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습니다. 특히 가구와 관련된 글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들의 짜집기가 대부분입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올리려면 해외 사이트를 번역해서 그걸 한국어로 바꿔야되고 다시 사례를 통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야되는데 검색하면 보이게끔만 작성하면 되는 일을 그렇게 공들일 사람은 없거든요. 그래서 전 굳이 장문형으로 읽기 불편한 글을 씁니다. 분명 한 문장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테니까요.

 

사담이 많이 섞인 글이지만 원목가구를 알아보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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