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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 관람객 후기입니다.

취미|2018. 8. 8. 13:33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4명의 배우만으로도 선택할만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색깔이 강한 작품이라서 자기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안 보는게 맞습니다.

 

 

영화 공작을 지역 cgv에서 첫 상영하는 회차를 선택해서 보고 왔습니다. 신기한 일이지만 신과함께2를 보기 위해서 개봉일 첫 회차를 봤을때보다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의외였네요. 그래서 실제 관람객으로서 후기를 남겨봅니다.

 

개인적인 한 줄 후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와 주제의 영화였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봤습니다.

 

대중적인 의미의 후기

영화 공작을 관람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을 사람들이 재미있어할까?'

 

연기력 칭찬은 하지 않습니다.

전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이제 한국 영화에서 배우 연기력이 품질을 깎아먹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인기와 외모로 여론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서 아이돌이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친구를 주연급으로 내세운 작품이 아니면 논란이 일어나지 않죠. 특히 남자 배우들은 연령대별로 상당히 두터운 배우 층을 형성하고 있어서 황금기라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기파 3인방과 이제 막 날아오르기 시작한 남자배우 한 명이 출연한 이 작품에서 연기력 칭찬은 하지 맙시다. 그건 기본 옵션이니까요.

 

 

제 개인적인 시선에서는 영화 베를린과는 약간 다른 종류의 첩보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베를린을 기대하고 갔지만 이런 색깔의 영화도 흡입력 있고 재미를 줘서 인상적이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내용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수준이었지만 그걸 풀어내는 과정이 너무 좋았습니다. 주먹질 한 번 없이 이 정도의 이야기를 만들고 2시간 가까이 재미있게 풀어냈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 싶지만 다른 이에게 권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이 작품은 관객이 자신의 취향을 알고 선택해야됩니다.'



 

몇 가지 느낌을 적어놓을테니 봐야되나? 말아야되나?를 고민한다면 기준으로 삼아보시기 바랍니다.

 

정치 색이 너무 강력했다.

 

영화 중반을 넘어가면서 정치 색깔이 너무 강했습니다. 현재의 정권이 아니면 개봉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1990년대의 이야기를 한 쪽의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저 또한 왼쪽으로 편향된 성향을 갖고 있으나 그래도 살짝 불편한건 사실이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기에 자꾸 의지도 없이 감정만 흔들어놓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건드리지 말아야 할 소재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20년이 훨씬 넘은 남한과 북한 사이의 스토리

 

남북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첩보물, 더군다나 액션이 배제된 심리전을 주로 담은 영화입니다. 저도 남북을 다룬 소재를 좋아하지만 베를린, 의형제를 제외하고 만족해 본 적이 없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애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루하고 따분할 뿐 입니다.

 

국뽕? 강제로 입을 닫게하는 주제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의 반응은 무덤덤했습니다.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는 주제거든요. 명량이 성웅 이순신과 명량해전을 그려낸 작품이었기에 싫은 소리만 내 뱉어도 수 천 개의 악플과 욕설을 동반했던것처럼 이 작품도 그런 무언의 압박 같은걸 느낄 수 있는 주제입니다. (물론 현대사의 한 단면을 다룬 점에서 명량과 비교 자체는 되지 않습니다.)

 

* 이 작품에서 다룬 내용은 현대사입니다. 한국은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 정리할 능력이 없습니다. 현존하는 정치집단이 당시의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고, 여전히 이해관계가 물려있기때문입니다. 또한 아직 우리는 지난 과거를 객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의 국민성과 정치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매우 민감한 주제를 다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네요. 

 

이 세 가지 느낌을 보고 자신이 영화 공작을 선택하려는 이유와 비교해보세요. 데이트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작품 자체는 개인적으로 대만족이지만 즐길거리로서 찾는 상품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 참고로 이 영화의 일반인 평점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나 소재, 메시지 자체가 이미 대중적이지는 않으니까요.

 

 

영화 공작의 포스터 중 최고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을 담은 것을 골라서 올려봤습니다. 유독 이 장면이 뇌리에 박혔었거든요.

 

* 참고로 저는 이 작품을 소장할 생각이지만 후기에서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할 생각입니다. 정치라는건 개인의 신념이고 가치관이거든요. 왈가왈부한다고 설득하고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최대한 이야기를 자제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느낀 메시지는 남기고자 합니다.

 

 

▲ 영화 속 남측 공작원 박석영(황정민)과 북측 고위 간부 리명운(이성민)이 후반에 같이 걷는 장면입니다.



 

영화 공작 속 두 주인공인 박석영과 리명운은 첩보물을 뛰어넘는 가치에 의기투합을 하게 됩니다. 바로 국민의 삶을 위한 국가 안보 행위죠. 솔직히 현대 사회에서는 순진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 둘은 남과 북이라는 경계의 벽을 넘어서면서 서로의 신분이 중요하지 않게 됐습니다. 

 

제게는 이 두 사람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권력을 휘두르고 국가의 역할을 수행하는 현실에 개탄한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그 두 사람이 보여준 이야기가 언젠가는 도덕책에서 나오는 쓸데없는 지식이 아니라 국가가 부강해지는데 가장 근본적인 가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남겨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공작의 이야기는 2000년 전후로 종료가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2018년입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만약 이 작품을 본다면 이 물음표에 대해서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이 영화는 1990년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이야기지만 극에서 공산주의 국가의 간부인 리명운(이성민)이 했던 고민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 살고 있는 2018년 우리도 해야되는게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합니다.

 

※ 글을 적으면 적을수록 자꾸만 개인적인 가치관이 튀어나와서 더 이어가지는 못하겠네요. 전 아주 재미있게 봤고, 하고싶은 말도 상당히 많지만 쉽게 꺼내기는 어려운 그런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 제 개인적인 정치색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글을 지우기를 여러차례 반복면서 글의 꼴이 우습게 됐지만 영화 공작에 대한 관람객으로서의 후기는 앞 부분에서 다 했기에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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