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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 해돋이 명소에 대한 기억

일상|2018. 12. 27. 18:44

이제 곧 2019년 1월 1일이 다가옵니다. 제게 다음 한 해는 매우 특별한 시간이기에 새해 첫 일출을 보러 갈 예정인데요. 벌써부터 새해 해돋이 명소를 찾아보는 분들이 많아서 제 기억도 소환해봅니다.


제가 가 본 곳은 몇 개가 안됩니다만 갈 때마다 고생했기에 그 경험담을 남겨봐요.

 

 

먼저 우리나라에는 참 해돋이 명소가 많습니다. 간절곶, 호미곶, 성산일출봉, 향일암, 정동진, 왜목마을, 변산반도, 땅끝마을, 하늘공원 등 엄청 많은데요. 원거리를 다닌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동네에 해 뜨는거 볼 수 있는 곳이 최고입니다. 특히 혼자 심기일전 하려고 새해 일출을 찾는분들은 더욱 더 그래요.

 

지금부터 다룰 명소에 대한 이야기는 100% 제 개인적인 경험담이며 생각입니다.

 

정동진

 

 

▲ 대한민국 일출 명소로 정동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저도 몇 번 가봤지만 날씨만 도와주면 참 좋은 곳이지요. 역 앞으로 펼쳐진 너른 해변은 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는 해를 보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출 시간에 맞춰서 간다고 늦장을 부리면 진입하기 전 해안도로 위에서 해가 뜨는걸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갔을때 그랬거든요.)

 

정동진의 경우 두 가지로 나누고 싶어요.

 

1) 친구들끼리 추억여행

 

청량리역에서 12월 31일 밤 11시 20분쯤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1월 1일 새벽 4시 40분쯤 정동진역에 도착합니다. 좌석배치에 심혈을 기울여서 모여앉으면 도란도란 기차여행부터 시작해서 아침에 일출 구경, 오후에 강릉에 원두커피 투어까지 계획할 수 있습니다.

 

2) 연인과 함께하는 로맨틱여행

 

20대 초반에 생기발랄한 연인이 아니라면 사람이 많은 열차는 좀 불편하죠. 차 안에서 편하게 대화하고 한 해도 돌아보며 오려면 직접 차량을 몰고 가야겠죠?

 

여기서 잠깐!

 

12월 31일에 강릉/속초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내고 해변 근처 숙소에서 밤을 보낸뒤에 느긋하게 해변으로 걸어가서 일출을 볼 생각이 아니라면 새벽 5시에는 정동진에 도착해야됩니다.  제가 5시에 강릉에서 택시를 탔던 적이 있는데 해안도로에서 그냥 서 있었습니다. 차량이 엄청나게 많아요.

 

개인적으로 정동진은 가장 무난한 일출 명소라고 생각해요. 역 바로 앞에 해변이 펼쳐지고, 해변 뒤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카페와 숙박시설이 있거든요. 특히 열차를 타고가면 교통난을 전혀 겪지 않아서 최고죠.

 

호미곶

 

 

▲ 또 다른 명소는 바로 포항 호미곶입니다. 도서 지역을 제외하고 내륙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도시죠. 해맞이광장이 조성되어 있을정도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분들이 많은 곳입니다. 솔직히 전 방문한 적은 없는데 다른 분들이 방문했던 사진을 보니 장소가 비좁지 않아서 괜찮더군요.

 

* 아 참고로 전 축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향일암

 

 

▲ 다음으로는 여수 향일암입니다. 해를 향해서 세워진 암자라는 뜻인데요. 1월 1일 일출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 사진쟁이들의 일출 명당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암자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일출을 감상하기는 힘들겁니다.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향일암 주변 일대에서 축제도 계획되어 있다니 2019년 첫 날을 기억에 남기려면 한번 찾아보셔도 좋을것 같네요. (전 다른 날 사람 없을때, 눈 쌓였을때 갈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곳은 동백이 볼만하고 근처에 순천 낙안읍성이 있어서 둘러보기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여수인데 볼게 없을리가 없네요.)

 

향일암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면 참 좋을텐데 인파에 묻혀서 어영부영 지나가기 싫어서 새해 첫 날에는 거의 안 찾는 곳이네요. (동백, 낙안읍성, 향일암 일출을 담기 위해서 날 잡아서 한번 가야겠네요.)

 

여기까지는 다 말하는 명소입니다. 그런데 제가 본 일출 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따로 있어요. 어디냐면...!

 

토함산 일출 (석굴암 주차장)

 

 

▲ 경주 석굴암 입구 주차장에서 본 일출 모습입니다.

 

보통 토함산 일출 명소라고 많이 하는데요. 전 그런걸 모르고 이걸 봤습니다. 서른살이 됐을때 직장을 때려치고 무작정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전국을 돌아다녔죠. 그러다 석굴암 입구에 도착했는데 새벽이라 매표소에 직원이 없었습니다. 이때까지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전 6시 30분쯤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서 주차장에서 산 밑을 내려다볼 수 있는 난간쪽에 장사진을 치더군요. 석굴암을 오전 9시에 보려고 오는 사람이 저렇게 많은가? 싶었는데 다 일출을 보러 오셨더군요. 1월 1일도 아니었고 한여름이었습니다.

 

전 여기서 봤던 일출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사는 지역과 경주의 거리 차이가 너무 심해서 혼자서 일출만 보려고 가는 일은 없지만 정말 괜찮았습니다. 떠들썩한 축제도 없고, 미어터지는 인파도 없고 고작 수 십명이 봤거든요.

 

사족

 

여기까지 문득 검색엔진에 새해 해돋이 명소가 검색어로 올라와서 적어봤습니다. 하고 싶었던 말은 하나에요. '가급적 하루 전에 도착해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숙소를 잡아라'입니다. 정말 인파와 차량에 끼이면 답도 없습니다.

 

근데 20대, 30대 초반에는 뭔가 의미부여가 필요했는데 요즘은 좀 달라졌어요. 그냥 해 뜨는걸 볼 때 내 옆에 한 사람만 있어주고, 그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으면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급적 원거리 뛰지말고 근처에서 감상하세요. 손 꼬옥 잡아줄 옆 사람과 함께!

 

사족 2

 

방금 누가 저한테 '나한테 기회가 올까?'라는 말을 하더군요. 전 2019년을 기회의 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보게될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1월 1일 첫 해돋이는 볼 것 같네요. 장소는 아직 미정이에요. 충동적으로 달려나갈거니까요. 싱글의 특권이지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지나간 시간은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 펼쳐질 시간에 집중하는 연말연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간거 되돌리지 못하잖아요. 앞으로 잘하면 되죠. 일이든, 사랑이든, 삶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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